그냥 문득 비친 내 모습이 아득하게 멀게 느껴지는 내 흐린 오후에 회색빛 도시에 차가운 내 손 흔들어 작별을 고하네 거울 속 나의 눈 마주칠 수가 없어 앞질러 달리면 마음이 좀 나아질까 변명을 던지네 잡을순 없어도 보고는 있다고 난 아직도 어린 아이인데 모두들 커져만 가네 이 두려움 속에 내 몸을 맡긴 채 사랑했던 내 오늘들은 내 곁을 스쳐 지나네 잡을 새도 없이 달아나려 하네 나만 여기 남겨진 채 친구 결혼식 불러준 축가 속 이야기처럼 퍽 잘 지낸다는 그 정해진 안부에 따뜻한 맘 뒤에 내 행선지는 점점 더 흐려져만 가네 낡은 일기장에 꿈꾸던 내 모습은 찾을수가 없네 저멀리 달아나네 어두운 책상 내 사진첩 위엔 얼룩이 늘었네 눈부신 이 도시의 위로 내 모습 흐려져가네 오늘 내 자리엔 내 온기가 없네 사랑했던 내 어제들은 돌아갈 수조차 없네 잡을 새도 없이 달아나려 하네 나만 여기 남겨진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