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야 해 ♪ 내 친구 너랑 같이 봤던 한강이 떠올라 수면 위로 빌딩 불빛이 반사돼 데칼코마니처럼 우린 한동안 말없이 그 장면들을 바라보고 있었지 넌 내게 물어 저걸 보면 뭐가 떠오르는지를 말이야 난 대답해 저 빌딩에서 살려면 얼마나 부자가 돼야 할까 너무 속물인가 하하 난 작아지고 있었지 넌 대답했지 난 때론 저것들이 무서워 밤늦게 도록 잠에 들지 못하는 괴로운 사람들이 나열된 미술관 같아서 저 직사각형 안에는 각자의 고민들로 꽉 채운 불빛들이 새어 나와 외로움이 서울의 밤을 장식하고 있어 우리는 살아가야 해 세상이 나를 때리는 것보단 죽는 게 훨씬 아플 테니까 그 누구보다 널 사랑해 네가 죽으면 내 눈에서 눈물이 안 마를 테니까 넌 그저 아프지 않게 살면 돼 비록 내가 보는 세상은 날 아프게 만들었지만 우리는 살아가야 해 넌 살아가야 해 내 친구 너를 봤던 장례식장이 떠올라 너랑 어울리지도 않는 꽃들이 데칼코마니처럼 너의 이름 앞에 붙어있는 고 가 내 앞에 현실을 깨닫게 해 줬지 그 무엇보다 너 사진이 묻는듯해 뭐가 떠오르는지를 널 담은 액자와 비슷한 모양의 불빛들을 보면서 우린 살아가야 해라고 말했던 네 목소리가 선명해지면서 눈앞이 탁해져 사는 게 뭔지 누구에겐 예뻤을 장면이 누구에겐 저건 얼마고 누군 저게 무서우니 밤새 뒤척이다가 잠들지 못하고 불을 켰지 나도 야경의 일부가 된 거야 내 고민도 멀리서 보면 그저 작은 불빛으로 보이겠지 창문 속 아무도 몰랐던 너의 아픔을 이제야 비로소 느낄 수 있어 난 살아가야 해 세상이 나를 때리는 것보단 죽는 게 훨씬 아플 테니까 그 누구보다 널 사랑했어 너한테 받은 사랑은 언젠가 다 갚을 테니까 거기선 아프지 않게 살면 돼 비록 네가 없는 세상은 난 아프게 만들었지만 난 살아가야 해 살아가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