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내 주위에 다른 래퍼들처럼 돈은 많이 못 벌어줄 거 같아 내 나이 이제 곧 서른이지만 아빠의 차는 여전히 빡세게 굴러가네 내 유리창 너머로 같이 출발했던 애들이 내게 말했지 먼저 갈게 엄마 말대로 음악에만 매진하지 말고 힘들게 간 학교는 졸업하는 게 맞는 거였는지도 몰라 엄만 또 속았어 아들놈 혼자 서울로 올라와 아빠 돈 좀만 빌려줘 얼마만 아들 좋은 것만 해줘 엄마 아빠는 엄마 걱정 마 라고 하고 싶어 나도 하지만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아들내미 아주 가끔 사는 게 의미가 없어질 때 생각해 아직 갚은 게 1도 없어 넌 힘내야 해 내 음악은 독립해 그 밑엔 엄마 아빠 돈이 쌓여있어 난 그 위에서 고립돼 이 탑을 내려가는 법을 찾고 있어 그냥 뛰어내려 버리기엔 너무 늦어버렸단 걸 알고 있어 엄마 아빤 맨 밑에서 버티기에 빨리 다 내려놓고 쉬게 하고 싶어 근데 하지만 근데 하지만 하지만 ♪ 아빠 난 아빠처럼 누군가의 아버지는 되어주지 못할 것만 같아서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단어는 내 동생의 자식들에게만 들을 수도 있다는 거 알아줘 이 가사가 나중에 이걸 듣게 될 엄마의 마음을 후벼 팔 수도 있지만 이렇게라도 남겨야 해 난 내 자식들에게 빚을 주긴 싫어 엄마 아빠한테 빌린 거부터 다 갚아야 해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빠는 지금의 나보다 어렸지 어떻게 나 같은 거를 키웠어 우리 집에서 내 존재 돌연변이 어릴 때 자폐를 겪었지만 날 포기 안 했어 내 어머니는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컸지만 언제나 반대로 걸었지 늘 나중에 나 같은 아들 꼭 키워보라고 했지 엄마는 이해해 나는 그 말을 그래서 못 할 것 같아 아빠는 그래 나 하나만 남을 때가 올 거고 빚은 다 못 갚은 채로 나도 언젠가는 돼 가루 하지만 남아있겠지 음악은 내 음악은 독립해 그 밑엔 과거들의 재가 쌓여있어 무너지지 않게 조심해 내 기억들의 잔해들을 찾고 있어 쓸만한 걸 찾아 조립해 날 닮은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어 만약 내가 내일 죽어버린대도 내 음악은 내 유언처럼 남아있을걸 근데 하지만 엄마는 슬퍼하겠지 내가 못 갚은 빚 때문이 아니라 날 사랑해서겠지 난 일어서야 해 난 일어서야 해 살아가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