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보다 쉬운 너를 안고 돌잡이보다 쉬운 나를 안으면 우린 땀에 젖은 옷을 떼어내고 선풍기 바람에 흔들리는 모기장 담벼락 앞에 창은 빛나지 않고 표정을 읽지 못하는 근시 안경 이렇게 같이 있는 것뿐인데도 너의 시간을 뺏는 것 같아 어깃장을 놓으면 넌 내가 정말 싫어질까 봐 밖에 나섰지 난 네가 정말 싫어할까 봐 뒤늦게 나섰지 ♪ 우리 마음속은 몇십 번 이별을 하였지만 누가 밀쳐내고 삐져 등 돌려도 자석이라 돌아와 내 속보다 해묵은 침대 위에 눕고 자도 내일 아침에는 똑같은 잔소리가 낡은 냄비에서 들리는 녹슨 쇳소리고 우리 귀를 다시 긁고 나면 서로 계속 미워 네가 간 알바처럼 파트타임 외톨이로 남았을 때 어제 먹다 남은 맥주캔을 치워 좋다고 했던 날이 엊그제 같아 근데 엊그제 우린 욕을 퍼부었네 꽉 찬 우리 집엔 안 신는 헌신이 어느새 많아 우리도 서로에게는 꼴이 그것 중에 하나 그마저 넌 나갈 때 나와 다른 신을 신어 그 횟수가 아마 수십 번 복도까지 나가 너를 붙잡은 게 습관이 되었다 싶어 어차피 같이 누울 텐데 내가 내 징그러운 심보 ♪ 다시 들어와 결국 같은 방에 눕겠지 우리 사는 맨션은 저택이 아니니까 다시 들어와 결국 같은 방에 눕겠지 우리 사는 맨션은 저택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