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화받지 않았어야 했어 이렇게 될 줄 알았어야 했어 잘못 걸려온 듯이 그냥 남남처럼 끊고 방안에 남았어야 했어 내 침대 위에서 뒤척이네 계속 잠들지 못해 기억이 나를 괴롭히고 있어 만나면 안 돼 절대로 하지만 어느새 뛰고 있어 너에게로 전철 안에서 지금 내 심장이 터질듯해 겨우 잠재운 화가 머리끝에 약속한 곳에 다와 갈수록 어느새 우리의 마지막 그때로 돌아온 듯해 그 어질러진 방이 네가 꺼내 든 식칼이 내 품 안에 강아지 베리 내 멍든 팔과 다리 악몽 같던 그날이 바로 엊그제같이 느껴지네 역에서 내려 널 만나고 나니 못된 말들이 입 밖에 폭우처럼 쏟아내려 내가 생각해 온 것과 정반대로 쏟아낼수록 조금씩 녹아내려 이상하게 너를 향한 증오가 되려 약해져 할 말 다 했으니까 이제 꺼져 우리 추억마저 떠오르기 전에 사라져 줘 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고 있는 널 보니 내 기억보다 더 말라 보이네 너의 몸이 가지 마 마지막 날이니까 이사 가기 전 마지막 밤이니까 우리가 살 붙여 살아왔던 그 방에서 정말 아직 내 책상이 있는지를 봐야겠어 내일부터 우리 둘은 다시 남이니까 오늘 일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마지막으로 다시 우리의 침대 위에서 아직 남은 사랑을 나누자 아침까지만 ♪ 똑같은 장면이라면 테잎을 뒤로 감지 않을래 오 난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문이 열리고 또다시 우리 둘은 여기 다짐했었지 나 언젠가 돌아오리라고 전부 다 이루어진 다음 꼭 널 엿 먹인다고 문제는 아직 난 똑같애 그리고 넌 여전히 날 이해 못 해 도대체 왜 수많은 기회를 낭비하는지 음악은 왜 안 나오는지 공연은 왜 안 하는지 먹고사는 것보다 뭐가 중요한데 대책 없는 놈이지 난 너한텐 꿈도 야망도 전혀 없어 보인단 말에 난 정곡에 찔려버린 듯이 화내 아 왜 꿈이 아냐 지금 내가 하는 건 왜 원대한 야망이야 너 피아노 학원 차리는 건 또 네 친구 남자 친구가 얼마를 번 게 대체 너와 나 사이에 뭔 상관인 건데 제발 반복하기 싫어 나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이번만은 날 좀 믿어 기다려 달란 말은 이제 하기도 미안해 말뿐인 놈이 되는 것 같아 자존심 상해 난 작업실 안에 한참을 머리 싸매 날 증명해내야만 한다는 큰 부담감에 밥도 먹지 않았어 돈과 시간 아까워 하루 온종일 매달리지만 하나도 안 떠올라 고장 나 버린 것 같아 어딘가 빠지는 머리카락 식은땀과 피가 나와 쉬어야 할 것 같은데 아직은 잠이 안 와 자기야 더 있다 갈게 아침까지만 ♪ 지폐가 가득 쌓인 침대 위 지폐가 가득 쌓인 침대 아침이 왔지만 아직까지 날 붙들고 있는 어제의 복통 24시간 진통제를 몸에 놓아도 몸부림쳐 목 놓아 울고 싶어 신이 차라리 날 빨리 데려가 줬으면 해 오늘도 잠들지 못해 어떤 음식도 삼키지 못하고 토해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에 그걸 닦고 있는 네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지 난 뭐해 모르핀에 취해 돌아보네 병원에 오기 전에 작업실 내 음악 속엔 난 무결한 척 너를 계속 탓하기만 해 네 죄책감을 이용해 빌붙은 게 사실 난데 단 한 개도 이룬 게 없는 난데 난 말뿐이고 자존심만 쎄 매일 밤 일에 치이고 곤두서 있는 널 속물 취급해버렸어 지금 내가 감히 너한테 그래 나 찌질이가 맞아 널 만나 보여주려던 게 이게 아니잖아 내 상황 핑계 삼아 받는 거에 익숙해지다 보니 널 뭐든 다 해주는 엄마처럼 대했다 미안 우리가 헤어졌던 건 네 탓이 아냐 날 불행하게 한 건 그 누구도 아닌 나야 이제 더는 미안해하지 말고 날 떠나 잘 가라 잘 살아라 나의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