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라는 보기 좋은 핑곗거리는 너도 나도 숫자로 잔뜩 이뤄진 곁눈질을 하게 만드네 술잔이 부딪칠 때마다 올라가는 어깨와 한없이 길어지는 코가 서로를 찌르고 피가 흐르고 있어 소주가 포도주로 바뀌는 거 나만 보여? 이 테이블 안 오늘의 술자리 주제는 차별 파리에 놀러 갔을 때 개무시 당했다며 인종차별에 대해 뜨거워지는 토론 그 뜨거운 열기 속에 한줄기 봄바람처럼 들리는 소음 TV는 떠들어 공단에서 이뤄진 사고에 대해 그때 한 놈 이 말했네 이 미친 나라는 진짜 외노자들이 문제야 그것도 차별이라 짚었더니 넌 진짜 왜 그래 지뢰밭에 사냐? 그래 이 포도주 오늘만 마셔줄게 난 내가 원해서 이렇게 살아 야 먼저 일어날게 내가 원해서야 야 제발 잡지 마 내가 다 계산할게 진짜 원해서야 야 지갑 안에 돈이 떨어지고 걷다가 넘어지고 옷이 더러워지고 너네가 자지러지던 상관 안 해 돌아가진 않을 거야 내가 원해서야 이젠 안 쓰려고 해 남자답다는 말을 아니면 넌 여자애가 대체 왜 그러냐는 말을 박근혜를 욕하는 곡을 썼더니 댓글엔 달리네 얜 관종 정치병 그래 난 멀리서 관망하기엔 피가 끓더라고 부글부글 올바른 말을 뱉었는데도 욕을 먹은건 아마도 초등학교 때 왕따를 시킨 주모자를 지목했을 때 그때 말곤 한 번도 없는 것 같아 두 눈을 닫아 놓고 버스에 너희들 자리를 맡아 놓던 애는 이미 다 커버렸고 자기 얘기를 적어 팔아 Rhyme 먹고 빠는 삶을 구분하기에 뗐지 가림막 말만 성인이 아닌 진짜 성인이 되고 싶단 말에 넌 왜 지뢰 밭에 살아 피곤하게 진짜 원래 위인은 자기 길을 걸어가 난 행동하는 시인 난 내가 원해서 이렇게 살아 야 먼저 일어날게 내가 원해서야 야 제발 잡지 마 내가 다 계산할게 진짜 원해서야 야 지갑 안에 돈이 떨어지고 걷다가 넘어지고 옷이 더러워지고 너네가 자지러지던 상관 안 해 돌아가진 않을 거야 내가 원해서야 어제의 네가 머리 숙인 건 누가 원해서야 어제의 네가 허리 굽힌 건 누가 원해서야 어제의 네가 무릎 꿇은 건 누가 원해서야 봐 난 지뢰밭 위에 살아 내가 원해서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인 게 예술이라면 내 예술을 길에 걸어줘 나는 횃불을 들어 내 형제와 모여 포도밭 불살라버리러 떠나 주인의 목을 쳐내고 그걸로 새로 담그네 포도주를 내게 총을 쥐여줘 난 알고 있어 총구를 어디다 겨눌지 누구를 겨눌지 그래 나는 내가 원해서 이렇게 지뢰밭에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