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넓은 정원 뒤를 잇는 장미 꽃밭 높고 긴 벽돌 담의 저택을 두르고 앞문에는 대리석과 금빛 찬란도 하지만 거대함과 위대함을 자랑하는 그 집의 이층방 한 구석엔 홀로 앉은 소녀 아아, 슬픈 옥이여, 아아, 옥이여 ♪ 백색의 표정없는 둥근 얼굴 위의 빛 잃은 눈동자는 햐얀 벽을 보며 십칠년의 지난 인생 추억없이 넘긴 채 명예와 재산 속에 사는 부모님 아래 아무 말도 없이, 아무 반항도 없이 아아, 슬픈 옥이여, 아아, 옥이여 ♪ 햇빛에 타고 있는 팔월 오후에 권태에 못 이겨서 집을 떠났다 오랫동안 못 본 햇님 그대 참 그립군요 울려라 종소리여 나는 자유의 몸이요 난 살고 싶소 난 세상을 볼래요 아아, 슬픈 옥이여, 아아, 옥이여 ♪ 복잡한 사회 속에 옥이는 들어서 수많은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서 사랑과 미움 속에 끓는 청년을 보았소 길가에 허덕이는 병든 고아도 보았소 배반된 남편 꿈 깨어진 나그네 아아, 슬픈 옥이여, 아아, 옥이여 ♪ 바람 찬 바닷가로 옥이는 나서서 밀려오는 파도에 넋을 잃은 채 인생의 실망 속에 자신 찾을 수 없이 꽃잎도 파도 위로 수평선을 따라서 저 초원도 가고요 저 눈물도 썰물도 아아, 슬픈 옥이여, 아아, 옥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