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각보다 일찍 마친 날 소파에 털썩 앉아 게으름 부린 다음 갈증을 맥주 한 캔으로 달래다 조카 사진 몇 개 훑다 보니까 엄마 생각 Brr Brr 생각난 김에 전화 걸어 다른 집 막내아들처럼 살가운 애교는 못 떨어도 신호음 길어져 괜스레 걱정할 때쯤 반가운 목소리 아들 웬일이야 여기저기 많이 나오니까 좋으네 누가 그래 그랬다며 회사 분위기는 어때 TV 보니까 살도 찌고 안색이 별로던데 술 좀 그만 마셔야 해 그만 마셔야 해 우린 다들 잘 지내 아빠도 물론 반찬 필요하면 말해 해 줄 수 있는 건 이거밖에 없네 끊으려는 순간 수화기 너머 들리는 말 우리 엄마 아이구 소리 아이구 아이구 아이구 소리 집에 먹을 건 있어 스케줄 바쁘지 어서 전화 끊고 푹 쉬었다 나가 내일도 일하잖아 아이구 아이구 소리 아이구 아이구 아이구 소리 청소는 잘하고 있어 다른 부모들처럼 챙겨주고 싶은데 그게 그리 쉽지가 않아 내게 아무것도 못 해줬다는 아빠 말은 다 거짓말이야 아빠 그저 살아가는 대로 살아가던 내게 손 내밀어 제일 먼저 꿈을 물어봐 준 사람 우린 비록 부자가 아니었더라도 아니 조금 가난했더라도 누구넨 돈이 많아서 누군 빽이 많아 그거 언제적 얘기냐고 I don't give a shh 내가 훨씬 행복하다는 거 그걸 엄마 아빠가 알려줬다는 거 혹시 그래도 돈이 중요하다면 내가 걔네보다 배는 번다는 거 Uh 난 정말 운이 좋은 놈 우리 엄마 아빠 누날 만났으니 Oh 이 노랠 부르면서 잠깐 쉬다 올게 나 잠깐 쉬다 올게 나 잠깐 쉬어도 돼 스무 살의 낯선 결심에서부터 역삼동 반지하 또 고시원서부터 서른 살의 군대 막내아들은 또 수화기 너머 들리게 해 우리 엄마 아이구 소리 아이구 아이구 아이구 소리 집에 먹을 건 있어 스케줄 바쁘지 어서 전화 끊고 푹 쉬었다 나가 내일도 일하잖아 아이구 아이구 소리 아이구 아이구 아이구 소리 청소는 잘하고 있어 다른 부모들처럼 챙겨주고 싶은데 그게 그리 쉽지가 않아 그게 그리 쉽지가 않아 그게 그리 쉽지가 않아 아이구 아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