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남잘 만났어 그 눈빛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어 술잔이 몇 잔 돌기 전까진 몰랐지 그가 지금까지 지나온 길 회사 가기 싫지만 퇴근한 뒤 아내와 아기에 대해서 대화하기 시작하는 순간 드는 기쁜 책임감이 그를 일으켜 세우고 또 힘내게 하지 장남이라고 했던 것 같아 부모님께 걸려온 전화를 퉁명스레 받아 철없을 적 워낙 말을 안 들어서 지금도 착한 아들 노릇이 안 된다면서 나는 어떠냐고 물었어 겪어봐서 안다면서 한편으론 날 부러워했지 그는 나처럼 살고 싶었어 10년전까지, 그는 꿈꿨지 최고의 guitarist 먼지 쌓인 기타 먼지 쌓인 건반 먼지 쌓인 drum stick 거기에 뭘 걸었었는지 당신은 알고 그리고 나도 알지 아마 아는 사람들만 아는 남 들은 모르는 그런 거였겠지 그 남자에게 음악은 어린 시절 놀이터 모래를 파고 묻어 놓았던 동전 수업 시간 몰래 읽다가 걸려 뺏긴 책 안에 채 다 들어가보지 못했던 던전 도저히 잊어버리거나 또 지워버릴 수 없는 것 불도저처럼 살면서 딱 하나 완수하지 못한 도전 그래서 술 냄새를 맡음 향수병이 도져 함께 밴드를 하며 fan들을 자처한 여자애들과 처음 마셨던 술 그게 그리워서 회사에선 바닥을 기어 그게 서러워서 무대 위의 날 올려다보는 눈빛 그게 떠올라서 창고 안에 박아둔 기타를 버리지 못해 현실관 하등 관련 없는 깃털 같은 건데 그러다 '긴장을 풀어, 긴 잠에 들면' 또 다시 무대 위, 머릴 흔들며 노래를 불러 이제와 뭘 할 수 있어 이제와 뭘 할 수 있어 어제까지 잘 살고 있었는데 뭐 이제와 뭐 하러 뒤돌아 괴로워할 필요 있어 쌓인 먼지들 들추면 기침만 나는데 뭘 이제와 뭘 할 수 있어 이제와 뭘 할 수 있어 어제까지 잘 살고 있었는데 뭐 이제와 뭐 하러 뒤돌아 괴로워할 필요 있어 쌓인 먼지들 그냥 잠들게 놔둬 그냥 놔둬도 돼 하지만 아직도 뭔가 뜨거운 걸 느낄 땐 다시 한 번 들춰 내 마지막 하나 남은 꿈마저 잠들기 전에 먼지떨이 하나 들고 머리 아닌 손이 기억 하는 코드 아마 소리가 좀 이상하겠지만 괜찮아 튜닝은 천천히 해도 되니까